때는 2015년 처음으로 서핑을 시작했던 우리.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재밌어 보이는 서핑에 나도 모르게 덤벼들었다. 난 수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바다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이다.
초 스피드하게 강습을 받고 서핑보드에 관한 상식을 배우고 난 후 물에 들었가 실전 연습을 했다. 강습이 끝나고 다음 날이 되었고 우리 중에는 그 누구도 전문가는 없었다.
물의 공포 때문에 바다 멀리 나갈 수 없는 나는 서핑을 즐기는 내내 가슴정도이 깊이에서만 연습을 했다.
그러다 욕심이 솟아올랐다. 공포는 온데간데 없고 더 멀리 나가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처럼 먼 바다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어졌다. 이것이 화근이였다.
서핑보드엔 나와 보드를 연결해주는 끈이 달려있다 이거을 '리쉬'라고 한다. 워낙 물을 무서워했던터라 발목에 꽉 매고 먼바다로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난 파도를 즐겼다.
그렇지만 여전히 초보에 불과했던 나는 파도를 오르다 중심을 잃고 바다 속으로 빠지곤 했다. 무서웠지만 리쉬를 잡아 당기면 보드가 나에게 끌려와 수심이 깊어도 물에 떠오를 수 있었다. 반복되는 연습에 지칠기도 했지만 여전히 즐거웠다.
그러다 마침내 사건이 벌어졌다. 그날은 우연히도 주변에 다른 서퍼들이 보이지 않았고 친구와 나 단둘이 바다에 나갔더랬다. 그리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중심을 잃고 바다에 빠져버린 내가 리쉬를 잡아 당겨 보드에 오르려 했으나, 보드와 리쉬를 연결하는 고리가 빠져버린 것이다. 허우적되며 바다속으로 빠져들어가보니 약 2M는 족히 넘은 것 같았다. 순간 이대로 죽는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보드는 파도에 휩쓸려 나에게서 멀어져 버렸고...나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었다.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친구가 보드에 누워 하늘을 바로보는 모습이 보였다. 지쳤던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하여 친구의 이름을 부리기 시작했다.
'ㅇㅇ아~~ㅇㅇ아~~ 일루와~~~ 빨리 좀 와~~~~~~~~'
처음엔 나를 쳐다만 보던 친구가 이내 패들(서핑위에서 양팔로 노를 젓는 것)하며 내게로 왔다. 난, 있는 힘을 다해 버티고 버티고 있었고 마침내 친구가 도착하자마자 그 친구의 보드에 매달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빨리 바다 밖으로 나가자고 부탁했다.
친구는 나를 매달고 다시 패들을 하며 모레사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난 살았다.
나중에 이야기하니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가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내가 물속으로 몇번 들어갔다 나오니 심각한 사태를 느꼈다고 한다.
이것은 실제 내가 경험한 일이다.
뜨거운 여름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져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산다.
이 사건 이후 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물속에서도 200M정도는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고 여전히 서핑을 즐기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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